혁신학교 무리한 확대보다 재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혁신학교 학생에 비해 예산지원에서 차별을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팀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지역 혁신고의 학생 1인당 목적사업비는 일반고보다 무려 38% 더 많다. 초등학교는 29%, 중학교는 10% 더 많이 지원받는다. 우리나라 일반학교의 예산배정은 학교의 여건을 고려하되 학생 1인당 예산지원에서 불평등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만 혁신학교는 교육과정의 다양-특성화를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취지하에, 1개교 당 1억 원내외 예산이 학교기본운영비에 별도 추가 지원되고 있다. 그렇다면 혁신학교 지원예산은 혁신학교 목적의 취지에 맞게 쓰이고 있는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지난해 2013학년도 서울시 혁신학교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외래강사비 예산 편중, 행정보조인력 추가 고용,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 체험학습 참가비 지원, 혁신학교와 무관한 기자재 구입과 시설비 집행, 일회성 축제-행사비 과다 지출, 교사 취미 동아리 지원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일반학교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을뿐더러 혁신이 아닌 특권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서울시 교육청이 어제 30일, 예비혁신학교 20개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예비혁신학교는 서울형 혁신학교로 전환하기 위해 6개월간 준비과정을 거치는 학교다. 문제는 교원과 학교운영위원의 동의율 요건을 은근슬쩍 50%에서 30%로 낮춘 점이다. 학부모의 의견 반영 폭이 훨씬 줄어든 셈이다. 이는 2015학년도 혁신학교 공모에서 미달사태와 혁신학교로 지정되고도 학부모 반발로 지정 철회된 중산고 사례를 겪으면서, 교육청의 혁신학교 확대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혁신학교는 명확한 역할도 명분도 불분명한 상태이다. 이런 마당에 무턱대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낭비일뿐더러 예산집행에 대한 교육청의 사후 관리점검도 부실하다.

 또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감사원에 청구하여 서울시 혁신학교는 5월부터 실시될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서울시 교육청의 무리한 혁신학교 확대를 우려하며, 교육청의 혁신학교 짜맞추기 운영성과 발표나 동의율 요건 완화 등의 꼼수 전략을 규탄한다. 지금은 혁신학교 확대보다 혁신학교 시행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선행되길 촉구한다.

2015. 3. 31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