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시작 후 ‘증인채택’ 파행 환노위...이럴 바엔 국감 없애라

 7일부터 시작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가 ‘기업인 증인 채택’ 문제로 이틀째 파행을 겪고 있다. 바쁜 기업인을 불러 대기시킨 채 ‘벌세우는’ 예년의 국감 행태도 문제지만, 국감이 이미 시작됐는데 증인 ‘채택’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과 국회 증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국회는 증인 출석을 요구하여 검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증인출석 요구가 의원들 말 한마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여야합의를 거쳐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당사자나 기관의 장에게 요구서를 발부해야 한다. 요구서는 늦어도 보고 또는 서류 등의 제출 요구일이나 증인 등의 출석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한다. 그리고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은 사전에 신문할 요지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증인을 채택하고 출석시키는 데는 절차와 과정이 정해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감 중에 증인 채택문제로 파행을 빚는다는 것은 국감 준비가 전혀 안 돼있다는 것은 물론, 국감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이뿐만 아니다. 국감 일정표 곳곳에 ‘감사준비’로 하루를 통째 소모하는 위원회들도 있다. 이미 감사가 시작됐는데 감사준비를 한다는 웃지 못 할 상황이다. 어느 위원회는 현지시찰 일자만 먼저 확보해 놓고 왜, 어디로 갈지에 대해서는 공란으로 비워뒀다. 휴일-공휴일을 제외하면 이번 국감의 실제기간은 열사흘 남짓이다. 회의실에서는 파행으로, 현장에서는 시찰 명분으로 아까운 국감기간을 날려버리다니 어이가 없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국감 자체를 폐지하는 게 낫다. 법을 만드는 입법 활동을 하기 전에 법을 지키는 ‘준법’부터 익혀 실천하기를 촉구한다.

2014. 10. 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