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산하라”는 성난 국민의 소리가 안 들리는가
여-야, 인내심 시험 말고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라

 국회가 위기다. 1948년 5월 31일,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제헌국회 개원식이 거행되었다. 제헌국회는 그해 7월 1일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7월 17일 헌법을 공포했다. 이후 국회는 6‧25전쟁, 산업화, 민주화, 지방자치제 실시, 국제의회연맹(IPU) 서울총회 개최, 이라크 파병안 동의, FTA 비준안 동의, 대통령탄핵, 개헌과 입법활동 등 국가안보-경제성장-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해왔다. 그리고 국회 운영의 중심에는 여당과 야당이 민주적으로 정권을 교체하며 정치발전을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양당은 변신과 변화를 거듭하여 오늘날의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란 이름으로 두 축을 형성했다. 서구 선진국의 양당 정치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굴곡 많은 역사 속에서 나름의 의회정치발전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국회는 국리민복(國利民福)보다 파당적 이해만 좇아 파행과 공전으로 국민의 조롱거리와 희화화(戱畵化)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권한은 막강한데 책임은 안 지는 ‘제왕적 국회’로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연의 임무인 입법, 행정부 감시에 관한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내팽개쳐도 견제와 제재할 수단이 없으니 뻔뻔함은 점점 늘어간다. 급기야 제18대 국회인 2009년 9월에는 상습적인 의사일정 파행과 국회 몸싸움이 미국의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잡지에 소개됨으로써 반세기가 넘는 정당사에 먹칠을 하며 국제적인 조롱거리 되기도 했다(“The most unruly parliament”, 2009. 9).

 한 술 더 떠서, 제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기록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발 정국 경색으로 촉발된 국회 파행은 5개월간 ‘입법 제로’라는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야당의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인한 여당의 카운터파트의 부재는 정당정치의 위기로 이어졌고, 정당정치의 위기는 입법-사법-행정 삼권분립의 한축을 무너뜨림으로써 대한민국 전체가 위기국면에 빠지고 있다.

 국민은 이제 국회의 행태를 참는데 한계를 느낀다. 이곳저곳에서 “국회해산”, “조기총선”을 주장하는 등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곳에 극단이 파고든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국민의 인내심이 100% 고갈되기 전에 국회는 자중하고 본연의 업무로 하루빨리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2014. 9. 16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