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집시법 개정안을 서둘러 집회시위 허용시간 시비 없게 하라

해가 뜨기 전이나 진 후에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 10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집회시위를 금지한 시간대가 광범위하고 가변적이어서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판단,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는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재 결정은 서울중앙지법의 위헌 제청에 따른 것이다.

이미 5년 전 헌재는 같은 조항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 후 국회가 입법개정 시한인 2010년 6월 30일을 넘겼고 지금까지 개정논의는 전무한 상태다. 법개정이 늦어지자 그동안 촛불시위 등 야간 옥외집회 재판에 대한 선고도 중단됐다. 법원이 헌재에 해당 법조항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사건도 잇달았다. 법 공백으로 판결을 내릴 기준이 모호해진 것이다. 법조항은 효력을 잃었지만 후속 법개정이 안돼 집회시위 현장에선 야간 옥외집회가 전면 허용된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 집회시위 참가자는 집회허용시간이 무한대라 판단하고, 일반 시민들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시위대의 소음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공공의 질서를 책임지는 경찰도 법조항이 효력을 상실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헌재는 자정 이후의 시위에 대해 다시 국회에 입법장치 마련을 주문했다.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집시법 개정을 4년 가까이 방치한 국회다. 18대 국회에서는 야간 옥외집회 금지 규정 자체를 삭제하자는 민주당과 금지시간에 제한을 두자는 새누리당이 논란을 피하려고 집시법 개정을 미뤄왔다. 헌재가 이번 결정에서 일몰 후 자정까지로 집회시위를 허용했고, 자정이후 시민들의 휴식권과 수면권 등을 고려한다면 집시법도 집회시위를 자정에서 다음날 아침까지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바른사회]는 현재 집회시위 허용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사회 혼란과 갈등을 직시하고, 하루속히 집시법 개정 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할 것을 국회에 촉구한다.

2014. 3.2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