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방침에 발맞춰
국회는 불필요한 지원-육성법 빨리 폐기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담화를 통해 집권기간의 경제계획을 제시했다.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을 통해 사업수를 향후 3년간 600개 이상 감축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부처간 칸막이 때문에 비슷비슷한 사업이 중구난방으로 진행되고 예산낭비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취지는 환영할만하다. 역대 정부들이 실패를 거듭했던 것은 복잡한 재정지출구조와 법적 장치들 때문이었다. 공적 사업을 뒷받침하는 장치들은 각 영역에 대한 지원-육성법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각종 지원-육성법으로 지원받고 있는 대상은 헌정 이후 총 172개에 이른다. 이 중 102개 법은 국가나 지자체가 예산 중 일부를 지원하도록 하는 의무지출조항도 포함돼 있다. 법률의 내용에 ‘지원’-‘육성’이 들어간 것은 1만7673개(중복포함)로 추정된다. 문제는 한번 지원된 영역이나 사업에 대한 재평가나 지원내역 검토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법을 근거로 한 지원내용은 중복되고 유사한 사업이 난립하는 결과를 빚었다.

특정 사업-지역에 지원요구 목소리가 있으면 이를 반영한 정치권의 입법도 활발하게 추진된다. 이로 인해 정책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재정이 경직된다. 따라서 법안을 만들 때 부칙에 ‘졸업’기준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한시법)할 필요가 있다. 졸업기준에 이르면 지원내용 평가를 통해 기준을 확장할 것인지 법률을 폐지할 것인지 논의하도록 하는 것이다. 법을 제정-폐지하는 것은 국회 고유권한이다. 행정부 차원의 유사-중복사업 통폐합도 필요하지만, 국회는 국민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불필요한 지원-육성법은 하루빨리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14. 2. 2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