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북한인권조사위(COI) 보고서 내고 후속조치 논하는데
국회는 북한인권법안 깔아뭉개 ‘국제 인권 미아’ 되려 하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발표한 북한 인권실태 조사보고서는 참혹함 그 자체다. 잔혹한 고문과 살해, 무차별 투옥-성폭행, 강제낙태와 격리 등 반인권적인 범죄행위가 북한 최고지도층에 의해 자행되고 있음이 구체적 증거들과 함께 공개됐다. COI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후속조치로 “특정국가가 반인도 범죄-집단살해-인종청소 등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유엔이 나서야 한다.”는 ‘국제사회보호책임’을 포함해 북한정권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안보리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효성 여부를 떠나 유엔차원에서 권위 있는 자료로 정리되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이렇듯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국제공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대조적으로 우리 국회는 북한인권상황에 통일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 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을 처리할 듯 했으나, 지방선거와 각종 이슈에 묻힌 채 회기가 반 이상 지나도록 논의될 기미도 안 보인다. 17-18대 국회에서 번번이 자동 폐기된 북한인권법은 19대 들어서도 입법발의만 된 채 또 잠자고 있다. 게다가 여야는 대북 인도적 지원문제의 입장 차가 워낙 커서, 북한인권법을 수면 위로 올리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조짐을 보이니 서로 눈치만 본다. 북한인권법의 의미를 여야가 제대로 인식하고는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

인권에 관한 문제는 정치적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여야가 옥신각신 줄다리기하는 동안 북한의 인권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북한인권법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키며, 북한 정권을 압박할 수 있는 상징적 수단으로 국제 사회와 발맞춰 인권문제를 논할 첫 단초가 될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국회서 잠자는 북한인권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한국을 ‘국제 인권 미아’로 만들지 말기를 촉구한다.

2014. 2. 1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