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볼모잡아 또 정례훈련 시비하다니
북한은 상봉날짜 못 지키면 진정성 말하지 말라

7년 만에 마주앉은 남북은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합의문 없이 헤어졌다. 의제를 정하지 않고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에 합의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그런 자리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일방적 결렬 통보 없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졌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우리의 연례적 군사훈련 기간과 결부해 왈가왈부하는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8월에도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해 행사를 기대하던 이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지 않았던가. 북한의 오락가락 행보가 한두 번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억류중인 케네스 배의 석방 문제를 논의하자며 먼저 로버트 킹 특사를 초청해놓고 돌연 취소하는 등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를 향해서도 일관성-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이번 북한의 회담 제의에 응한 것은 ‘신뢰와 원칙’에 입각한 일관된 자세라고 본다. 북은 지난 한 달간 보여준 유화적 태도를 믿어달라고 말하기 전에 상호주의에 입각한 전향적인 행동의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일주일 남은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차질 없는 진행이다. 곧 이산가족상봉 준비를 위한 선발대가 북으로 향할 것이다. 그들이 헛걸음치지 않고, 이 인도적 차원의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진정성’의 시작임을 깨닫길 바란다.

2014. 2. 13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