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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밤 방영된 KBS 2TV「100인토론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에서 최근 이슈화된 '교장 자살사건과 전교조' 에 대해 토론이 있었다. 토론 직후 ‘자살한 보성초등학교 서 교장에 대한 전교조의 대응은 정당했는가’라는 질문에 ‘정당한 사과 요구’가 57표로 40표를 얻은 ‘과잉대응’이라는 의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심원 참석자 중 상당수는 현장에서의 확인 당시 과잉대응이란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며 개표기가 잘못되었거나 투표결과가 조작된 것이 아니냐며 항의했다. 패널로 참석했던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고진광 대표는 표결 이후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배심원들 가운데 이미 58명으로부터 과잉대응이라고 답했다는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투표 결과가 조작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교사, 학부모 등 60명이 14일 새벽 4시까지 KBS에서 항의농성을 별였고 이를 진화하기 위해 KBS측이 14일 새벽 재토론을 서면 약속했으나, 이날 오후 "같은 주제로 재토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바꿔 파문이 일고 있다.
투표 결과 발표가 잘못된 것이 단순한 기계오작동으로 인한 것이라 해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만일 의도를 가진 조작이었다면 서교장을 두 번 죽인 셈이고 나아가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처사이다. 처음부터 재토론을 하겠다고 한 것부터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었고 농성을 풀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제시된 기만술책이다. 통계학적 방법론으로 봤을 때 100명의 배심원들을 대상으로 아주 단순한 질문을 주고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할 소지가 크다. 100명의 배심원이 무선 표집된 표본이 아니고, 결과의 신뢰수준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임의적 집단을 대상으로 무의미한 결과를 일반인들을 대표한 의견인양 발표를 하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해서는 안 되는 큰 실수이다. 계표기 업체의 착오였다 해도 당연히 사과방송을 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고, 전교조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했기 때문에 KBS측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만 한다.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KBS가 우선 이번 사건과 관련 진상을 명백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단순 실수이든, 조작된 것이든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 실수가 있었으면 사과하고, 조작되었다면 담당 PD와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시청자를 상대로 재토론하기로 약속했으면 약속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전교조 문제가 지금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공영방송인 KBS가 국민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소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
차제에 100명의 배심원에 의한 찬반투표 방식도 재고해 주기를 요청한다. 100명의 배심원 구성 자체가 투명해야 하며, 그들의 의견이 시청자 전체 의견을 대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검증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KBS는 시청자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고, 국민 여론에 미칠 파장이 엄청난 만큼 일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회의는 이 사건에 대해 KBS가 어떠한 결론을 내리는지 예의주시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