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장은 정치쇼 무대가 아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절망버스’는 시동을 꺼라

밀양 송전탑공사를 재개한지 55일 만에 1기의 철탑이 완공됐다. 그런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문규현 신부가 이끄는 ‘밀양희망버스’가 30일 밀양에 집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큰 소동 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고 마을별로도 합의가 이뤄지는 곳에 외부 불순세력들이 들어가 다시 갈등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것이다. 계획이 알려지자마자 주민들은 “희망버스는 우리에겐 절망버스”라며 밀양을 정치-이념투쟁 무대로 악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분란을 일으켜 분열을 부추기려는 그들은 그럴싸하게 ‘밀양주민들을 위로한다’며 버스를 출발시키려 한다. 마을이 또다시 혼란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주민들의 호소를 깔아뭉개는 행태가 뻔뻔하기 그지없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민낯은 이미 지난 23일 전북의 시국미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포격을 당해 사상자를 낸 연평도주민들의 아픔, 천안함 희생 장병들과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파고 모독하는 이들이 또 밀양에선 어떻게 선동할지 걱정이다. 제단(祭壇) 뒤에 숨어서 종북발언으로 혼란을 부추기면서 본인들의 행위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변명도 지겹다. 밀양 송전탑은 종교가 개입할 일이 아닌 적법한 국책사업이다. 공사로 인한 밀양주민들의 불편은 시-정부, 한전과 주민 등 당사자들이 건설적 대화로 풀어갈 일이다. 정부와 극한대결구도를 만들어 정치부산물을 챙기려는 원정시위대가 끼어들 곳이 아니다. ‘정치쇼’를 벌이려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밀양희망버스’는 그만 시동을 꺼라.

2013. 11.2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