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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크레스트시큐러티즈가 금월 초 SK(주)의 주식 475만7,160주(3.75%)를 5차례에 걸쳐 장내 매집함에 따라 단일주주로서는 최대지분인 12.39%를 확보하였다고 한다. 이는 약32%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자총액제한에 의해 실질의결행사 지분이 10.83%인 SK(주)의 지분을 능가하는 수준이며, 적대적 인수합병(M&A) 또는 경영권을 위협하여 비싸게 주식을 되사게 하는 소위 그린메일(Green Mail)이 가능하다. 나아가 주요계열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SK(주)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재계 3위인 SK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마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크레디트시큐러스가 지난 9일 참여연대의 장하성 위원장을 만나 경영권교체 지원을 요청하면서 SK(주)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M&A)을 시도하였다는 보도는 매우 충격적이다. 최근에 들어와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기업의 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낮아진데다 소액주주운동으로 인해서 기업이 소액주주의 협력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시민단체와 시민운동가가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적대적 M&A 시도에 협력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당사자들은 이번 보도에 대한 여론과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명확한 진상규명과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재계3위인 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하고자 하는 외국자본이 시민단체 주요인사를 만났다는 점은 시민단체가 본연의 의무를 뛰어넘어 외국자본의 브로커 역할까지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심히 우려된다. 이에 따라 바람직한 시민단체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동시에 이번 사태는 최근 활발해진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소액주주운동을 통한 일부 시민단체의 기업감시활동이 경영의 투명성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에 대한 지나친 “흠집내기”로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경영권마저 위협받게 하는 상황마저 초래하고 있다. 지난 99년에 해외자본과 연계해 “SK텔레콤의 유상증자 반대” 활동을 벌여 타이거펀드가 수천억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둔 반면 SK텔레콤은 경영 운영과 스케줄에 큰 차질을 빚었다. 또한, 제일은행,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에게 20여건의 공익소송을 제기하고 , 삼성, SK, LG등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는 등의 기업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실성이 다소 결여된 이상만을 추구하는 기업감시활동은 부를 창출하는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민단체의 활동이 강조, 확대되고 있는 신 정부에서 과다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재조명해야 봐야 한다. 시민단체는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회의 거울이요,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팡이며, 국가 정책 및 경제 활동에 실제적인 관여와 규제를 가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시민사회로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있으며, 건전하고 바람직한 시민사회의 정착을 위해서는 중요 행보를 펼치고 있는 주요 시민단체들의 바람직한 역할 및 위상을 설립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때이다. 현실적이고 냉철한 판단으로 언행의 결과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전제된 활동들이 요구된다.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