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만 옥죄고 일반고에 돈 푸는 게 교육역량강화냐?

평준화 폐지하든지 학교선택권-경쟁도입 등 교육개방을

교육부가 2015학년도부터 적용할 일반고 교육역량강화방안 확정안을 28일 발표했다. 지난 8월에 내놓은 예고안은 자사고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운영자율권과 학교선택권을 제한해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이후 두 달여에 걸쳐 교육현장의 의견을 모아 확정한 방안이라지만, 결국 서울의 자사고만 계속 규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모양이다.

교육당국은 8월에 예고안을 발표할 당시 일반고의 위기가 특목고와 자사고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예고안을 발표하기 전 충분한 사전조사에 의해 그러한 진단이 나왔을 텐데 예고안 발표 후 두 달여 만에 결과가 확 바뀐 확정안이 나왔다는 점은 예고안이 급조 됐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결국 급조된 예고안을 기준으로 일선에서 불만이 적은 방법을 찾다보니 자사고는 그대로 두고 일반고에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 이번 확정안의 요지다. 결국 서울의 자사고에는 벌을 주고, 모든 일반고에는 돈을 준다는 해결책을 찾느라고 이 난리를 친 셈이다.

또한 교육부의 발표대로 일반고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고에 규제를 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님에도 유독 서울의 자사고에만 규제를 가하겠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추측하건데 고등학교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 불만은 서울시 자사고라는 공공의 적을 만들어 무마시키고, 일반고에는 학교 당 2억 원이라는 당근을 풀어 이번 정책혼란을 수습하고자 한 듯하다. 정부가 교육을 독점하기에 가능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일반고의 수준이 낮은 1차적 원인은 고교평준화 이후 학교선택권 없는 무경쟁 때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평준화를 유지한다면 학교선택권과 경쟁요소를 도입해야 일반고의 수준도 높아질 수 있다. 이는 교육부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교육부가 움켜쥔 무원칙 교육독점권을 내려놓고 교육을 과감히 개방하는 것이 교육역량강화를 위한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2013. 10.29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