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잣대로 ‘입맛대로 판결’... 법치가 무너진다

도로점거 불법시위도 무죄, 김일성 시신 참배도 무죄
관대한 처벌이 “법 어겨도 괜찮다” 떼법사회 만들어
‘집회-시위의 천국’ 집시법 위반자 집유선고 3배 증가

민주노총 집회에서 편도 4차선 길을 40여 분간 불법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벌인 금속노조 지부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일반교통방해죄로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원심조차 뒤집히는 이상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 박관근 부장판사는 “일요일 아침이어서 상대적으로 교통량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성 잣대를 기준으로 교통방해가 아니라고 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법을 어겼으면 해당 법에 따라 처벌해야지, 피해가 적었을 것이라고 무죄라니 말이 되는가. 교통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과 시민과 운전자들에게 교통방해와 혼잡을 초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이다. 박 판사의 기준대로라면 교통량이 적을 때는 도심 대로에서도 얼마든지 불법집회를 벌여도 된다는 말인가.

박 판사는 최근 다른 판결에서도 자의적 법 해석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방북하여 김일성 시신을 참배한 조 모씨에 대해 “망인의 명복을 비는 의례적 표현으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며 무죄판결을 내렸다. 판사 본인의 이념-신념에 따라 입맛대로다. 입법취지를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을 판결에 반영한다면 이미 법관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불법을 저지를 자유’까지 누리려는 전문시위꾼들이 전국을 들쑤시고 있다. 또한 ‘집회시위의 자유’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성역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은 목소리만 크면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 탓이고, 그 잘못된 신호가 바로 이러한 사법부의 판결이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지난 ’10~’12년 3년간 집시법 위반자에 대한 판결을 분석한 결과, 집시법 위반으로 재판받은 1260명 중 징역형이나 금고형 선고를 받은 이는 단 2명뿐이었다. 선고유예도 ’10년 7.2% ’12년 23%로, 해마다 늘어 2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법원의 판결은 법에 대한 ‘비준수 비용’보다 ‘비준수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파했다. 집시법 위반사범에 대한 사법부의 관대한 판결이 늘고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판사들이 법원에 진치고 있는 한, 박근혜 정부 국정목표인 법치주의 정착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것이다. [바른사회]는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의 독립성을 악용하여 비뚤어진 잣대로 선-악을 재단하는 일부 판사들에게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두려워할 것을 촉구한다.

2013. 10. 14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