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무죄, 엇갈린 판결 납득할 수 없다

선거의 4대원칙은 포괄적 적용이 마땅할 것,
우리 사회의 상식에 맞는 판결을 요구한다

서울중앙지법은 7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대리투표를 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통합진보당원 45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내 경선의 경우 선거의 4대원칙이 그대로 준수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당시 대리투표를 금지하는 당헌ㆍ당규가 부재했고, 대리투표 행위가 ‘위임에 따른 통상적인 수준의 대리투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선거의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근본적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범죄다. 뿐만 아니라 부정경선은 당원의 자유로운 의사형성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당내민주주의의 확보라는 헌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선거의 4대원칙을 배우고 따르고 있는데, 하물며 당을 대표하고 국민의 대표가 될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하면서 이를 무시하는 정당이 과연 공당(公黨)의 자격을 갖추었다 할 수 있을까.

지난 1월 대구지법에선 같은 혐의로 기소된 통합진보당 당원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대구지법 재판부는 “통합진보당 당규에 대리투표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더라도 헌법에 규정된 선거의 원칙은 선거제도를 지배하는 기본원리로 선거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광주지법도 지난 7월 같은 혐의로 기소된 두 명에 대해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오늘 판결은 기존의 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법원에 따라, 판사에 따라 해석을 달리한다면 결국 법원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법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뜨린다. 대리투표가 무죄라면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선거의 4대원칙은 포괄적 적용이 마땅하다. 검찰은 즉각 상고하고, 법원은 우리 사회의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로서 법적 안정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2013. 10. 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