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통상임금 공개변론 계기로
기형적 임금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공개변론을 시작했다. 통상임금은 퇴직금과 야간·휴일 근로 수당 산정기준이 되기 때문에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될 경우 기업은 그동안의 미지급 수당 등을 지급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통상임금이 확대될 경우 최소 5조7000억원(한국노총)~최대 38조원(경총)에 이르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각급 법원에 계류 중인 통상임금 관련 소송은 160여건에 달한다. 통상임금 문제는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중견기업에도 ‘발등의 불’이다. 통상임금 문제가 이처럼 확대된 데에는 우선 정부의 책임이 크다. 94년 이후 법원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통상임금에 관한 행정지침을 제대로 개정하지 않았고, 기업역시 이에 근거해 통상임금에 대해 안이한 대응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통상임금 문제는 노사정의 무책임과 이해관계에 따른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임금 가이드라인 준수를 요구해온 정부와 이를 피해 임금이 아닌 수당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임금 인상을 해온 기업, 그리고 암묵적 담합으로 동조해온 노조, 모두 통상임금 논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향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고, 이를 계기로 임금체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 100명 이상인 1000개 기업의 근로자 연봉 중 기본급 비중은 57.3%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형적인 수당체계를 손질하고 기본급을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나가야 한다.

2013. 9. 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