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세법개정안에 대한 바른사회시민회의 입장

 430만 봉급쟁이 간접증세...국회서 진통예상
박근혜 정부 복지정책 재점검하는 의미있어

정부가 오늘(8일) 2013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국정과제 적극 지원, 국민중심 세제 운영, 과세형평 제고, 세입기반 확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세법개정안은 무엇보다 공약으로 내걸었던 복지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는 의미가 담긴 발표였다. 결론적으로 이번 세법개정안이 과세형평성을 높이고 세입기반을 확충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각종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버팀목이 되기엔 힘겨워 보인다.

공약이행을 위한 또 다른 축이었던 지하경제 양성화는 해외 소득-재산 등에 대한 정보 파악 강화,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한도 인상과 같이 실효성이 의문시 되는 방안들이다. 비과세-감면 정비의 경우 미흡하긴 하지만 정책목적을 달성했거나 지원의 실효성이 없는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공무원의 직급 보조비에 소득세를 매기고 종교인의 소득세 과세처럼, 세수에는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관행적으로 세금을 안 내던 분야에 과세 의지를 보인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반면,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가 2조4900억 원에 불과하고, 근로소득 3450만 원 이상의 근로자 434만 명의 세금이 늘어나는 사실상의 간접 증세라는 점에서 국회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복지확대와 증세는 기본적으로 두 발과 같다. 한발이 앞으로 나가는데 다른 발이 따라 나가지 않는다면 걸을 수 없다. 복지확대를 주장하면서 증세를 반대한다는 것은 자기기만이다. 만약 OECD 수준의 복지를 요구한다면, 세금 인상도 함께 논의되어야 마땅하다.

비과세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정도로는 공약이행은 불가능하다. 차라리 소득세율 인상과 같은 직접 증세를 논의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복지공약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13세법개정안은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한 논의의 장을 다시 열었다는 의미는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13. 8. 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