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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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정부는 학생, 교사, 이산가족, 국가유공자, 참전군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경비를 남북협력기금에서 일부 지원하겠다는‘금강산관광객에 대한 경비 지원 안’을 발표하였다.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남북관계가 평화적으로 지속되길 바라지만, 국민의 동의에 기반하지 않은 일방적인 대북 지원, 특히 정경유착의 의혹마저 떨쳐버릴 수 없는 지원방식 등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1. 정부가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관광객의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 취지나 정신을 떠나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받기 어렵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될 경우 북한정권을 자극하여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지난 4년 간 추진해 온 햇볕정책의 상징물이 사라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당초 이 사업의 성격을 '순수 민간사업'으로 규정했다가 '평화사업'으로 말을 바꾸면서까지 정경분리의 원칙을 허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객이 나날이 줄어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관광경비를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면서 까지 연장시키는 것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
2. 한국정부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빈곤에 시달리는 북한을 민족애로서 돕고자 한다면 남북경협의 원칙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언 발에 오줌 누는 고식지계를 사용하는 대북정책은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뿐더러 금강산 관광사업의 활성화도 가져올 수 없으며, 북한의 경제에도 그다지 큰 효과를 줄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정부의 편법적인 처방 뒤에 특정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국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특정기업이 남북관계를 명분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것은 정경분리 원칙에 비추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反시장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3 시민회의는 정부가 금강산 관광사업을 남북화합의 상징물로 이해하기 이전에 관광상품자체로 접근할 것을 건의한다. 즉, 정부는 경비를 떠맡고 나설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관광특구 지정, 육로 개방 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북 정책의 기조를 정권차원의 체면 세우기나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주의 원칙으로 전환할 것을 건의한다. 임시방편적인 경비지원정책은 남북관계의 장기적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2002. 3. 23.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