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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제2지정재판부는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가 지난 3월 3일 청구한 대북비밀송금사건에 대한 수사불이행 위헌확인소원에 대하여 심판회부결정을 내리고 4월 1일 통지했다.
심판회부결정이란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되었을 때 재판관 3인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청구요건이 적법한지 등을 심리하여 청구요건 등 형식적 요건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전원재판부로 넘겨 본안심리를 시작한다는 결정이다. 만약 청구요건 등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면 지정재판부 재판관 3인의 일치된 의견으로 각하결정을 하고 헌법소원심판절차를 종료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작년 10월 대북비밀송금사건의 단초가 되었던 현대상선에 대한 한국산업은행의 부당대출혐의자들을 서울지검에 고발함으로써 문제제기를 하고, 그 후 지난 2월 3일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유보결정이 있자 이 사건 고발인의 지위에서 3월 3일 대검 공보관에 의해 발표된 수사유보결정과 그에 따른 수사불이행은 위헌이므로 그 확인을 구하는 위헌확인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바 있다.
종래의 판례에 따르면 기본권의 직접적 피해자에게만 헌법소원심판이 허용된다고 하여 고발인이 제기한 헌법소원청구는 부적법 각하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판례였다(1989.12.22. 선고, 89헌마145 등 참조). 또한 검사의 수사지연행위를 이유로 하는 위헌확인소원(공권력의 부작위를 이유로)에 대하여도 헌법의 규정상 또는 해석상 특별히 검사에게 일정기간 내에 수사를 하여야 한다는 작위의무가 부여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각하결정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태도였다(1998.4.25. 선고 98헌마66 등 참조).
따라서 이번 심판회부결정은 아직 종국결정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재판소의 전향적인 모습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헌법소송은 그 청구인의 권리구제를 위한 주관소송으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객관소송으로서의 기능도 담당해야 하는 바 ⅰ) 기본권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1994.7.29. 선고 91헌마137; 1998.10.29. 선고 98헌마4 등 참조), ⅱ) 헌법질서의 수호와 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소송요건의 흠결로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판단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1992.1.28. 선고 91헌마111; 1994.8.31. 92헌마126 등 참조)이며 이러한 입장은 이미 헌법재판소 판례이기도 했다. 현재 대북비밀송금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가 임명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인 검찰의 수사유보결정은 그 반복의 개연성이 농후하고 또한 헌법질서의 수호를 위하여 그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아무튼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헌법재판소의 심판회부결정을 환영하면서 앞으로의 심리결과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하겠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