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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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에서의 국정연설을 통해 이미 두 번이나 처리가 유보된 국군 건설공병 및 의료지원부대의 대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의 처리에 협력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대통령 스스로 밝혔듯이 그 자신이 평생의 정치경력에 걸쳐 명분을 중시해온 인물이었던 만큼 대내외적으로 논란이 되어왔던 이번 파병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노 대통령의 결단은 개인적 신념과 대치될 수 있다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고뇌 끝에 내려진 것으로 판단한다.
노 대통령의 말대로 정부의 결정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 차원이 아닌 국민전체의 생명과 복지에 그 책임과 영향이 있으며, 이번 대이라크전 파병결정은 바로 그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사안이다. 특히 지금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필수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의 공고한 동맹관계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미국의 최우선 국익이 걸린 대이라크전에 파병을 단행할 경우 미국은 비로소 한국이 자신들과 한배를 타고 있다는 점에 더 이상 의구심을 품지 않을 것이며,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이 주장하는 평화적 정책수단의 우선순위 인정을 믿고 수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요컨대 대이라크전 파병동의를 요청하는 노 대통령의 논리는 국가생존이 걸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라는 전략(현실)적 차원에서 매우 타당한 것이다.
이제 정부가 국정연설을 통해 공개적으로 대이라크전의 파병에 대한 근거와 의지를 전달한 만큼 국회는 더 이상 파병동의안의 처리를 미루어서는 안된다. 이미 두 차례나 파병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국론의 심각한 분열양상을 보여 왔으며,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 이상 더 지연시키는 것은 국익의 극대화에 책임을 함께 하고 있는 국가기관으로서 자신을 부정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이번 파병동의안 논란을 거울삼아 앞으로 더 이상 국가생존 등 중대한 국익이 걸린 사안에 있어서 명분에 발목이 잡혀 국익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무모한 결정’으로 치닫는 국론분열 양상이 거듭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이번 대이라크전 파병문제를 계기로 노무현 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미 동맹관계 등 안보현안에 있어서의 책임과 현실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다시 한번 이번 국정연설에서 밝힌 대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 요청을 적극 지지한다. 그리고 국회 역시 국익 극대화를 위해 파병동의안을 원안대로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