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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파병을 위한 국회 동의안 처리가 벌써 두 차례 씩이나 연기되었고, 아직까지도 그 통과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개인적으로 파병안 처리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도 있겠지만, 현재 반전-평화의 이름으로 국내 일각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가하고 있는 내년 총선에서의 낙선운동 압력 역시 국회의 파병안 처리여부를 지연시키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정부가 제출한 파병안 내용 가운데 건설공병부대는 제외하고 의료지원부대만 파병시키자는 원안 수정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은 대단히 우려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대내외 사안에 대한 중대한 심의 및 처리에 참여하는 책임 및 의무를 진다. 이것은 단순한 명분론이나 도덕률적 가치판단만으로 언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현재의 전쟁이 우리의 국익과 전혀 무관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향후 북한 핵문제 처리를 둘러싼 안보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이에 필수적인 미국과의 동맹관계 복원 등 핵심적인 이익이 걸려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대외침략과 내부 독재 그리고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보유를 통해 세계질서 안정을 저해하는 독재세력을 제거해야 한다는 당위적 차원을 넘는 일이다.
이라크전 파병과 이를 통해 전쟁의 조속한 종식에 기여하는 것은 국가생존이 걸린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늦추고 있는 불확실성 요인을 해결하고,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필수적인 미국과의 공조에 있어서 그동안 상당부분 약해졌던 양측간의 신뢰회복을 이끌어내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의 입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최우선적 국익이 걸려있는 이번 전쟁에 실질적 협력을 제공하여 그동안 한국에 대해 품고 있던 의구심을 해소하고, 한국이 주장하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수단의 우선순위를 인정하도록 하는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
파병안 처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앞서 지적된 사안들에 있어서 우리의 핵심적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데 있어서 차질이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없으며,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 전체에게 돌아올 것이다. 또한 만일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낙선운동 압력 때문에 이번 사안의 처리에 주저할 경우 앞으로도 이러한 일부 압력단체들의 초법적인 행태가 대의정치를 비롯한 국가질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 분명하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당국과 정치권 중진들이 현재의 과열된 파병안 반대여론을 설득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전투병도 아닌 건설공병 및 의료지원부대를 파병한다는 방침에 대해서 낙선운동과 파업 그리고 동맹휴업까지 거론되고 있는 작금의 파병반대 움직임은 분명 과열양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반전과 평화라는 가치의 진의마저 의심토록 하면서 국민경제와 교육을 볼모로 삼으려 드는 일부 압력단체의 반발이 국민 여론의 일부로서 존중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핵심적 국익이 걸려있는 이번 파병안 처리 자체의 향방까지 좌지우지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회의원 자신들의 의무를 저버리는 직무유기 행위나 다름이 없다. 따라서 국회는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을 하루빨리 처리하여 이번 사안에 관련된 국익을 극대화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