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임기를 불과 한달 남겨놓고 벌이는 감사원의 행태에 비난이 거세다. 정권 말이면 으레 불거져 나오는 '정치 감사‘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놓고 행정부와 격한 충돌을 빚더니, 이번엔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응징으로 MBC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정부 기관을 감사하는 헌법상 독립기구이다. 감사원장은 임기가 4년으로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하필 정권교체기 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이 감사원 칼날에 꽂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2003년 대북송금사건, 2008년 봉하마을특감, 올 들어 4대강사업 등 하나같이 정권의 임기초-임기말에 맞춰 터뜨렸다. 감사착수 뿐 아니라 감사수위, 감사발표 시기를 두고도 감사원이 다음 정권을 의식한 ‘눈치 감사’를 벌인다는 오해와 의혹을 지울 수 없다. 감사원의 위상과 신뢰도는 감사원이 얼마나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감사를 진행했느냐에 달려있다. 이번 4대강 사업 감사에서 보여준 행정부와의 갈등과 감사원장의 발언수위, 감사발표시기는 감사원 스스로 중립성을 저버렸음을 나타낸다. 감사원의 MBC사장 고발도 위법-불법행위 때문이 아니라 감사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다. MBC사장과 노조의 대립이 정치이슈로 번진 상황에서 국회 요구로 이번 감사가 실시되었다. 야당의원이 사전에 감사결과를 언론에 흘린 점이나 감사원의 고발사유 등으로 비춰볼 때 감사원의 행태가 공정했다고 보긴 힘들다. 감사원이 현재까지 보여준 행태를 지속한다면 ‘정치 감사’라는 수식어는 계속 쫓아다닐 것이다. 정권교체기에 한껏 칼날을 세우고 그 시기가 지나면 무딘 칼날로 언제 찌를까 눈치보는 감사원이어서는 안 된다. 사정기관으로서 감사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감사에 있어서 감사원의 독립성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원 스스로가 중립적으로 정치와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며 불편부당(不偏不黨), 국민 편에 선 감사원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