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서울지부 사무실을 옮기는 데 서울시교육청이 무려 6억3000여만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지난 7월, 기존의 임차료 11억 원보다 50%이상 증액 된 17억 원짜리 고급 사무실로 이사하도록 서울시교육청이 예산을 듬뿍 안겨준 것이다. 전교조 조합원이 날로 줄어들어 서울시지부 상근자가 20명이 채 안된다고 하니 1인당 8000~9000만원씩 드는 셈이다. 학교급식 예산에 빨간 불이 켜진지 오래고,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린 낡은 교실이 수두룩한데 엉뚱한 곳에 이렇게 세금을 펑펑 쓰는 서울시교육청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을 펴는가? 2013년 학교시설 예산 중 교육환경 개선 예산은 전년대비 무려 70%가까이 줄어들었다. 문짝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깨어져도 예산이 없어서 손보지 못한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낡은 책상과 교육기자재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현실에 눈 감은 채 교원단체 사무실 얻고 집기 사는데 거액을 지원한 서울시교육청의 ‘직무유기’행태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은 ‘교원단체 사무실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한다’는 단체협약 조항 때문이다. 아무리 단체협약사항이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고려하여 자제했어야 옳다. 학생인권을 그토록 외치던 전교조가 거대한 조직의 힘으로 체결된 계약을 빌미삼아 학생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은 것과 다름없다. 초겨울 한파에 냉동실 같은 교실에서 떨며 공부하는 제자들을 잠깐이라도 생각했다면 거액을 추가해 비싼 사무실로 옮길 수 있었을까? 우리만 따뜻하고 편하면 그만이라는 전교조의 탐욕과 이기주의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서울시 교육청의 교원단체지원금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09년 2억9000만원에서 올해엔 두 배 반이 넘는 7억5000만원에 이른다. 학생을 위한 투자는 줄어드는 대신 교원단체 지원금은 오히려 대폭 늘어났다. 특히, 전교조서울지부 사무실 이전에 6억이 넘는 거액을 지원한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 앞에 그 경위를 밝히고 담당자를 문책해야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이런 부당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서울시교육청이 특정 교원단체에 편향된 지원을 하는지 지켜보고 학부모들에게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관심을 환기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