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원전쟁에 만3세~5세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유치원 밤샘 선착순접수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선발방식을 추첨제로 바꿨는데, 유치원들이 추첨일을 담합하고 추첨장에 어린이 동반을 요구함으로써 추첨하는 날 온가족이 007작전을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역교육청 게시판에는 입원대란을 겪은 부모들의 분노-항의가 빗발쳤고, 교과부는 선발담합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 일부 유치원에서는 전형료를 받거나 입원금을 미리 내도록 해, 입원대란에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불법-횡포가 횡행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발을 위해 도입된 유치원추첨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유치원들의 꼼수다. 특히 유치원들이 추첨을 한날한시에 실시함으로써 학부모-교육수요자들은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했다. 유치원 입원대란의 근본원인은 수급불균형에 있다. 모집대상 아동이 수용인원보다 두 배가량 많다. 보육료 지원과 누리과정 확대에 따라 유치원에 다니기를 희망하는 아동이 급증, 정부가 수요예측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교육수요자는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치원에 몰린다는 교육시장 원리로 볼 때 ‘공급이 질적 양적으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기존 선착순선발제가 시행될 때 부모들이 길거리에서 번호표를 받아가며 줄섰을 때도 그랬다. 일각에서는 국공립유치원 시설확충을 근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가 내는 교육비는 국공립이 사립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실제로 어린이 1명당 투입되는 교육비 전체를 놓고 보면 사립보다 국공립이 더 비싼 편이다. 국공립 유치원의 인건비, 교사 복리후생비, 관리운영비, 시설비 등은 대부분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달 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누리과정 사업비의 전액 국고지원을 촉구하며 누리과정 관련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의했다. 만0세~2세 영유아 무상보육 중단사태가 이번 만3세~5세 누리과정 사업에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자기 아이를 보다 좋은 시설에서 교육받게 하고픈 욕구는 당연하다. 일부 유치원으로 몰리는 현상과 중복지원은 예고된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이번 추첨제 선발방식이 공정-투명성을 원칙으로 한 만큼, 첫 시행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빨리 바로잡기를 교과부에 촉구한다. 수급불균형을 틈타 담함과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