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검찰청의 간부가 검찰조직을 뒤흔들만한 비리를 저질러 구속되더니, 서울동부지검에서는 초임검사가 여성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져 일각에선 ‘色검’이란 조롱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광주지검 검사는 편파수사 의혹으로 대검 감찰을 받고 있다. 중앙-지방을 가리지 않고 검사들의 도덕성 추락이 요즘처럼 심각한 때가 없었던 것 같다. 검찰총장이 나서서 사과하고 잇단 수뇌회의를 열어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하는가 하면 서울동부지검장은 제대로 감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표명했다. 평검사들 사이에서도 개탄과 불만,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그러나 이 모든 대응책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다소 냉담하다. 2010년 건설업자에게 향응-금품을 제공받은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사건, 작년 ‘벤츠 여검사’ 사건이 터졌을 때도 검찰은 국민 앞에 사죄하면서 개혁과 재발방지를 굳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의 비리는 다른 기관의 비리와 차원이 다르다. 권한이 큰 만큼 자체감찰과 외부견제기능이 제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검찰은 지금까지 ‘제 식구 봐주기’감찰과 견제 시스템 없는 상황에서 잇단 비리와 사과의 악순환이 계속돼 온 것이다. “검찰에 이젠 남아있는 뼈가 없다”는 우스갯말이 있듯이 ‘뼈를 깎는 개혁’을 하겠다는 수뇌부의 사과와 다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무엇이 달라졌는지 국민은 실감하지 못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검찰개혁 방안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검사임용을 다양하게 개방-확대해야 한다. 둘째 기소권을 감시-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독점이 있는 곳에 비리와 부패가 싹트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부 감찰 제도도 과감히 도입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련의 충격적 사건들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검찰이 정말로 거듭나도록 제대로 된 개혁을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