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대선득표용 즉흥입법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바람에 버스로 출퇴근하는 애꿎은 시민들만 큰 불편을 겪게 됐다. 택시도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시켜 정부 보조금등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늘 국회 법사위에 상정되었다. 그동안 버스업계는“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없다”며 법사위에 동 법안이 상정되기만 해도 당장 내일부터 버스운행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택시가 승객수송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버스와 같은 수준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택시업계가 과잉경쟁으로 인해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서울의 택시만 7만2000여 대, 전국적으로는 25만5000여 대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20%는 과잉 공급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택시업계의 자구 노력도 있어야 한다. 자격미달의 기사들이 각종 범죄를 일으키면서 승객들의 택시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지금도 택시업계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연간 7600억 원 규모의 유가보조금과 부가가치세 지원을 받고 있다. 추가 지원을 요구하기에 앞서 택시업계 스스로 과도하게 공급되어 있는 택시 대수를 줄여나가야 한다. 법안상정이 문제이지만, 버스업계가 버스운행중단이라는 극단적 대응을 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서울시 버스업계의 경우 준공영제 도입이후 2004~2012년에만 1조7000억 원의 세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들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결국 자신들 몫의 지원금을 택시업계에서 일부 떼어 가면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잘못된 법안은 국회에서 수정되거나 부결됨이 마땅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무 잘못 없는 국민들의 출퇴근을 볼모로 잡고 자기들 몫의 보조금만 지키려 ‘떼법-불법 파업’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특정집단의 표를 의식해‘맞춤형 법안’을 발의한 정치권에 있으므로 정치권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