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16일 당사에서 당내 이견이 존재하던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정책의 방향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의미에서 경제민주화 최종 공약을 발표하였다. 바른사회는 그동안 각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던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하여 이것이‘뿔 고치려다 소 잡는 정책’임을 토론회, 지식인 선언, 1인 시위 등을 통해 꾸준히 알려왔었다.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 재벌총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등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던 과격한 주장들은 대기업의 손발을 묶으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현실적 여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잘못된 진단에 따른 처방이다. 이런 처방은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대기업으로 하여금 경영권강화에 몰두하게 만들 것이다. 박 후보가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을 인정하는 등, 후보들 중 가장 먼저 문제로 지적된 경제민주화 공약들 중 일부를 공약에서 제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대기업집단법을 따로 만들지 않고 개별법으로 접근하겠다는 것도 법이 부족해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개별법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나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 등도 좋은 의도나 명분에서 시작되었다 할지라도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담합이나 경쟁제한성 등 전문적인 영역을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경찰과 검찰에 맡길 때, 소송남발의 가능성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의 독립성 강화를 전제로 한 국민연금의 보유주식 의결권 강화 정책도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재고해 보아야 한다. 국민연금이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확대는 결국 기업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약자에게 당장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정책이 장기적으로 정반대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최종공약에 포함된 정책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기업할 의욕을 꺾어 소득과 일자리 창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결국 일자리가 시급한 경제적 약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모든 공약이 입법화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시키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공약이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엄밀하게 검토하여 우리 경제를 되살리는 일에 앞장서 주길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