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미국이나 일본의 이용자들보다 온라인상에서 규제 당국으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 12일 ‘사이버안전 및 프라이버시 아시아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에릭 클레먼스 교수는 한ㆍ미ㆍ일 3국 소비자 조사 결과 조사대상자들 중 정부로부터 충분히 온라인 사생활을 보호받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0%(한국), 33%(미국), 24%(일본)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온라인 상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국민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방안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림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커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규제도 따라야 할 것이다. 최근 SNS에서는 가수 아이유의 트위터 사진을 두고 진실공방과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SNS가 소통의 공간을 넘어 사생활 침해라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비단 연예 가십거리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기위해 선거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일부 네티즌들의 무차별적 욕설과 무책임한 비방, 허위사실유포가 별다른 제재 없이 활개치고 있다. 빛의 속도로 무제한 전파되는 온라인 공간은 익명성이라는 특성이 더해져 자유로운 소통, 참여 극대화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때론 무책임한 엉터리 정보 때문에 인격권이 무방비·무차별적으로 침해당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허나 표현의 자유가 인격권을 침해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정부는 합리적이고 건강한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규제방안을 마련하여야 하며, 국민 스스로도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의 자유는 방종이며 척결해야 할 범죄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