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4곳의 구청장들이 새해 예산에 보육사업 추가 분담금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무상보육 실시로 늘어난 어린이집 지원 561억 원과 양육보조금 확대에 따른 369억 원 등 총 930억 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재정상황이 더 열악한 다른 지자체들까지 줄줄이 나선다면 보육사업 파행은 불가피하다. 올해 초부터 재정부족으로 몇 차례 고비를 맞았던 보육사업은 정부-지자체의 새해예산 편성을 앞두고 다시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새해 보육사업에 대한 예산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회에 넘겨진 보육예산안은 소득계층 하위70% 대상 만0~2세 아이를 지원하기 위해 책정된 것으로써, 이는 사실상 전면 무상보육 폐기를 선언한 보건복지부의 고육책이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 예결심사소위의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복지부를 비판하며 전 계층 무상보육을 위한 예산증액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 3명도 무상보육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다. 재정충당 방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0~5세 무상보육을 공약한다. 그러나 전면 무상보육 시행 초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온 지자체들의 집단항의와 ‘보육사업 중단 위기’ 발표로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은 늘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대다수 국민들은 무상보육을 위시한 포퓰리즘 대선공약으로 허리띠를 얼마나 더 졸라매야 할지 마음 졸이며 ‘이러다 빚더미 국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운 눈빛으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결국 무상보육 대상과 범위는 새해예산을 심의하고 있는 국회에서 결정하게 됐다. 작년 말 국회가 보육료 지원 대상을 전 계층으로 확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국회에서 무상보육 전면실시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주장대로 모든 계층 0~5세 보육지원으로 확대된다면 국가-지자체의 새해 재정은 올해보다 더 휘청거리고 파탄에 이를 것이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정부 스스로가 무상보육 폐해를 시인한 만큼, 정부-정치권은 국가의 ‘건전재정’을 위하여 책임있는 자세로 진지하게 논의하기를 촉구한다. 지난해 말, 정치권의 졸속 처리와 그 이후의 악몽 같은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또한, 대선주자들은 이번 자치구들의 무상보육 반기를 새겨들어 표심만 잡으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허황된 공약을 재검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