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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판사들의 오만한 말투부터 고쳐야 신뢰받는 사법부 된다
2012-10-26
판사들의 오만한 말투부터 고쳐야 신뢰받는 사법부 된다
"늙으면 죽어야 해요" 노인들이 흔히 하는 자조(自嘲)섞인 농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법정에서 판사가 증인에게, 그것도 40대 부장판사가 60대 노인에게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 22일 서울 동부지법의 모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60대 중반의 피해자 서씨에게 막말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씨의 진술이 하도 답답하여 자신이 직접 심문을 하는데도 여전히 서씨의 진술이 불명확하다는 이유였다.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신뢰받는 사법부’를 강조해온 양승태 대법원장이 나서서 사과하는 것으로 수습하려 하고 있지만 국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판사들의 막말 사건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이런 사건이 터졌다면, 판사 한 개인의 됨됨이 문제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은 수차례 비슷한 사건을 겪으며 법원 전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엊그제 끝난 국정감사에서도 법관들의 법정에서의 몰상식한 언동이 수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반말은 기본이고, "감히 변호사가", "입은 터졌다고", "20년간 맞고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요", "IQ가 얼마냐, 초등학교는 나왔냐"라는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수준의 발언도 수두룩하다. 막말대상은 변호사, 피고, 원고, 참고인을 가리지 않는다. 비록 법정에서는 아니었지만 지난해에는 대통령까지도 전국민에 공개된 sns를 통해 현직판사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오죽하면 지난 1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2011년 법관평가결과에 막말판사 사례를 권위․고압형, 막말형, 인신공격형, 불공정발언 등으로 종류구분까지 해 놓았겠는가. 대법원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고, 실제 자체 모니터링 등 여러 제도들을 도입하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그 실효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법조계의 문제는 막말뿐만 아니라 불성실하고 성의 없는 태도 역시 심각하다. 재판이라는 것이 당사자들에게는 운명이 걸린 문제인데, 판결에 임하는 법관들의 태도는 지나치게 가볍다. 판사는 자고로 공명정대해야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법조계는 공정성은 차치하고 품위까지 상실해 국민들로부터 존경이 아닌 지탄의 대상이 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법원과 법조계에 더욱 강력한 자정노력과 함께 외부로부터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시민단체와 변호사, 검찰 등 다른 분야, 또 실제 재판을 받은 시민들로부터 정기적인 평가를 받고, 물의를 빚은 판사에게는 강력한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 또한 판사들의 특권의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데는 비단 판사개인의 인품 뿐 아니라 주심판사에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된 재판제도에도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에 대한 개선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법관이 판단하는 것은 죄의 유무와 경중이지, 법대(法臺) 앞에 앉은 사람의 인격이나 됨됨이가 절대 아니라는 기본중의 기본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 10. 26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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