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의 최고지도자가 바뀌었거나(북한-러시아) 바뀌는 해다. 일본 역시 극우정치인 아베신조 전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됨으로써 곧 교체될 차기 총리에 유력해 졌고, 북한은 불안정한 김정은 정권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각국의 정권교체가 마무리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심화되어 함정과 어선들이 대치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을 취역시키는 등 동북아 해상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고, 북한은 최근 어선들을 이용해 잇달아 서해 NLL을 침범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함으로써 우리 해상 안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은 각각 이어도와 독도에 대한 영토 야욕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이어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어느 나라 국민인지 알 수 없다. 지난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던 목적 그대로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는 물론, 해상경계 획정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제주해군기지는 차질 없이 건설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국민들은 주변의 안보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난 20일 한국정당학회가 전문가 및 10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8대 대선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10대 매니페스토(대국민정책계약) 어젠다’ 선정에서 '외교․안보' 어젠다는 9위로 꼴찌수준이었다. 전문가 조사에서 5위였다가 유권자 수요조사를 거치면서 9위로 내려갔다. '경제․민생' 어젠다가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국민들의 삶에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어젠다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이다. 정치권은 유권자의 입맛만 맞추려 하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영원한 숙제인 대북관계는 물론이고, 제주해군기지건설, 차세대 전투기 문제, 영토분쟁 대응책 등 차기 대통령이 직면할 시급한 사안이 산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주자들은 구름 잡는 듯 한 경제정책에 매몰되어 국방․안보 이슈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경제발전-복지를 포함한 갖가지 정책과 공약의 실현은 굳건한 안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모래 위의 누각일 뿐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대통령후보들에게 촉구한다. 국방․안보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정리하여 밝히고 정책을 제시하라. 달콤한 복지정책과 경제민주화라는 언어유희로 심각한 안보위기 앞에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지 말라.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적이다. 우리 내부의 안보불감증을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