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어제 라디오 연설을 통해 “현재 권고사항인 만 60세 정년을 법으로 의무화하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0년까지 정년을 70세로 높일 것이라고 한다. 노인인구 비율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년연장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대책이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단골메뉴이다. 그만큼 장점도 많다. 과거와 달리 평균수명이 늘어나 충분히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근로자가 일찍 일손을 놓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 사회에 마이너스 요소이며 불합리하다. 2017년에는 오히려 노동력 부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한국 근로자의 평균 퇴직연령은 53세이다. 국민연금이 60~65세에 지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수입 없이 생활을 해야 하는 공백기가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가입자의 근로기간을 늘림으로써 연금재정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정년의무화가 정작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임금체계는 사실상 연공서열식으로 되어있어 50대 이상의 임금은 20~30대 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임금구조도 경직적이어서 정년연장을 의무화 할 경우 기업의 생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만60세 정년’의무화를 통해 정년해당 연령층의 일자리만 보장한다면 반대로 청년채용이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공기업과 대기업에 우선 적용하겠다는 것도 우려스럽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며 고임금 문제가 매년 국정감사 등을 통해 단골로 지적되는 공기업은 정년의무화가 아니라 임금구조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근로조건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이를 더 확대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현행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체계를 기반으로 한 정년연장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정년연장 법제화가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득표 전략으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