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오는 30일 가석방된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700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수형자는 죄질 등을 고려해 S1∼S4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은 전 위원은 수감되자마자 모범수인 S1 등급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감태도가 우수했고, 형기의 70%이상을 복역한 만큼 가석방 신청 요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가석방은 가석방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장관이 결정한다. 그러나 법무부가 은 전 감사위원의 가석방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법 이전에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단순히 뇌물이 오고간 비리사건과 성격이 다르다. 소위 정권의 실세란 사람들이 하나같이 손을 벌린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이다. 저축은행 사태와 연루된 자신의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수사를 받는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신 중 한 명이었던 은 전 감사위원을 가석방한다는 것은 결국 ‘측근 챙기기’라는 의혹을 벗어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9년 라디오 연설에서 “자신의 임기 중에 일어난 사회지도층의 권력형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민들은 과연 이 정권이 권력형 비리를 심각하게 생각은 하는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엊그제도 이명박 대통령은 저축은행 비리사건 등으로 친형과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된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를 했다. 사과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정작 저축은행 비리 사건의 핵심 중 한 명이었던 은 전 감사위원을 가석방 한다는 것은 국민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은 전 감사위원을 가석방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