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11일 오후 국회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정 의원은 저축은행 금품수수 사건에 연루되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지난 9일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가 제출된 바 있다. 이로써 정 의원은 계속 의정 활동을 하며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함께 표결에 부쳐진 박주선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당초 새누리당 지도부는 줄기차게 주장해온 국회의원 특권폐지 공약 중 하나인 '불체포특권 포기' 실현을 위해 두 건의 체포동의안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나 이미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박 의원과 영장심사 전인 정 의원을 함께 처리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그리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은 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당론 없이 ‘자유 투표’로 결정했고, 결국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난공불락의 방탄국회는 여전히 공고했고, 국민들은 또다시 기만당했다. 여야가 함께 주장해온 국회의원 특권폐지는 첫 시험대에 올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얻었으나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원내지도부 총사퇴를 단행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원성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제식구 감싸기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찬성 74표, 반대 156표로 반대표가 찬성표의 2배가 넘는다는 것은 결국, 완전한 특권포기 이후의 후폭풍을 우려한 여야 의원 모두의 흑심이 표결로 드러났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여야 지도부가 국회쇄신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의원 특권폐지는 절대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구호의 메아리로 사라져서는 안 된다. 또한 국회의원 개개인은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직시하고, 지도부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을 때가 왔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