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자정을 넘긴 시각, 이상득 전 의원이 결국 구속됐다. 이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과 이후에 현재 영업정지 된 솔로몬․미래저축은행과 코오롱으로부터 7억6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 전 의원은 대범하게도 2007년 당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자신의 집무실이던 국회부의장실에서 만나고, 정두언 의원은 국회의사당 주차장에서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이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이 이 정도로 타락했다니 국민들은 기가 찬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이 전 의원이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드높았다. 그러나 형제는 고언을 듣지 않았다. 대통령 동생을 둔 이 전 의원은 '상왕(上王)'이라 불리며 기어이 18대 총선에 출마해 여섯 번째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자신의 정치경험을 보태겠다던 명분의 결과물은 불법정치자금 수수와 굴욕적인 구치소 행이었다. 대통령의 형으로서 이 전 의원이 각종 유혹에 노출될 위험은 충분히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는 스스로 비극을 자초했다. 구속에 앞서 이 전 의원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저축은행 피해자 30여 명이 계란과 물병을 던졌고, 이 전 의원의 넥타이를 잡아채는 등 격하게 항의했다. 일부 피해자는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그런데 봉변을 당한 직후 이 전 의원의 반응은 진심어린 사죄는커녕 불쾌한 표정으로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하나"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한다. 부실 저축은행 사태로 피해를 입고 좌절한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형이 사태의 원흉이었다는 사실과 거만한 태도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형을 구치소에 둔 대통령이 국민들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청와대 직원들 앞에 무슨 낯으로 위신을 세울 수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남은 임기동안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다음 정권을 목표로 하는 대선주자들은 이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선자금문제, 친인척 비리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다음 비극의 주인공은 자신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