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5월부터 최악의 가뭄으로 농촌이 몸살을 앓더니, 지난 3일부터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현재까지도 비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운영하던 가뭄대책체제를 이번 달 6일부터 풍수해대비체제로 전환해서 운영하고 있다.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하늘이 뚫린 듯 무섭게 퍼붓는 빗줄기를 보며, 불과 1년 전 18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이틀에 걸쳐 서울에 쏟아진 물폭탄 앞에 우면산 아래의 주민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기반 시설이 많기 때문에 수해에 특별히 취약하다. 같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수해를 막기 위해서 모든 시설물을 재난에 대비해 설계함으로써 도시에 물이 더 잘 빠지고, 놀이터나 주차장 등이 유사시 물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수해와 가뭄 피해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토털방재'시스템도 고려해볼 만하다. 기상상황은 올해도 험난한 여름을 경고하고 있다. 104년 만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이 그러했고, 기습폭우와 집중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예보도 나와 있다. 이제는 다반사가 돼버린 기상이변의 피해를 줄이려면 예측과 대응이 과거의 방식과 달라져야 한다. 정부는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국민의 생명-재산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재난대비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천재지변에 완벽히 대처할 수는 없다. 우리 국민들이 평소에 안전수칙을 몸에 배게 하여 언제 닥칠지 모를 재난에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