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의무휴무일을 지정한 지자체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22일 롯데쇼핑, 에브리데이리테일,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이 “영업제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 강동ㆍ송파구를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등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물론 이번 판결은 강동구와 송파구에만 해당되는 만큼 다른 지자체의 대형마트 강제휴무는 계속될 전망이다.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유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대형마트를 규제해 영세 상인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효과는 있는 것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오로지 ‘표’만을 의식한 정치권의 대형마트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강제휴무일을 늘리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려 하는 등 앞 다투어 각종 규제 법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5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발표를 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감소했다고 한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일요일 의무휴업 실시 때문이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당연히 대형마트의 몸집 줄이기로 이어졌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강제휴무 실시 이후 비정규직 근로자 3,000여 명을 해고했으며 당초 계획되었던 노년층 채용도 보류했다. 대형마트에 농수산물을 납품해오던 영세 상인들도 생산차질과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재래시장을 살리겠다고 했지만,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갑자기 재래시장을 이용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맞벌이 등의 이유로 주말이나 야간에 대형마트를 이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이다. 대형마트의 확대를 승인한 것은 바로 소비자들의 ‘필요’였다는 것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특정 계층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으로 대다수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현행 유통법 개정안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