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공적자금 지원 금융기관 경영관리실태’에 따르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수협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이 직원들에게 편법적으로 각종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이미 과거 방만한 복리후생에 대해 지적을 받았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수협은행은 2004년 7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연차유급휴가 한도를 25일 이내로 제한하고 월차휴가를 폐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2004년 7월 이전 입사자에게는 연차휴가 축소일수에 해당하는 연차휴가보상금과 월차휴가보상금을 계속 지급하였다. 감사원 지적이후에는 규정을 바꿔 부가급(附加給) 항목을 신설하면서 사실상 보상금을 계속 지급하기도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연차유급휴가에 대해 통상임금의 3.8%를 지급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통상임금의 8%를 지급하면서 2009~2011 회계년도 사이에만 92억원의 연차휴가보상금을 과다 지급하였다. 감사원은 2006년과 2009년에 연차휴가보상금 과다지급등 방만한 복리후생제도를 개선하도록 요구한바 있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174조 7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금융기관에 투입해 이중 103조 7천억 원을 회수하였다(회수율 59.3%). 반면 수협은행과 서울보증보험에 투입된 11조 8천억 원의 공적자금은 2조5천억 원만이 회수된 실정이다(20.9%). 더욱이 수협의 경우 당기순이익으로 결손금(9,887억원)을 모두 보전하는 시점부터 공적자금을 상환하도록 되어 있어, 2016년 이후에나 공적자금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기관들이 공적자금 상환에 앞서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방만한 복리후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준다. 감사원의 솜방망이 조치사항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편법지급된 수당은 모두 환수하고 한 푼이라도 공적자금상환에 쓰일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