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영유아보육 및 유아교육 사업 평가’ 보고서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만 0~2세 영아들의 장시간 시설보육 이용과 부모의 책임성 저하가 우려된다. 무상보육 실시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영아들이 보육시설에 맡겨졌다. 이는 영아의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뿐더러 육아의 역할과 책임이 국가에 떠넘겨져 가족유대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만 3세 미만의 영아들은 가정양육이 바람직하다. 만 3세 미만 시기에 쌓은 양육자와의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 신뢰감은 영아의 인지나 언어 발달, 사회성 형성에 든든한 바탕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만 3세 미만의 보육 시설 이용율은 2009년 50.5%에 달했으며, 지난 3월 무상보육 실시로 이용율은 급등했다. 무상보육이 실시되자마자 영아들이 어린이집에 몰려들고 어린이집이 만원 사태를 겪고 정작 보육시설 이용이 꼭 필요한 영아들이 오갈데를 못 찾고 있다. 사실 가정양육이 가능한데도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도 상당하다. 보육시설 이용율 50%에 비해 만 3세 미만 영아를 둔 여성의 취업률은 30%미만이다. 그러나 무상보육 실시 후 보육지원료와 양육수당간의 차이가 커, 가정양육이 가능한 부모조차도 보육시설을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어린이집 이용은 12시간 종일제를 기본으로 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런 부모들에게 양육 책임감 약화라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까지 빚어지고 있다. 결국 무상보육은 부모가 가정양육과 보육시설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 그 기준을 흐려놓았고, 국가가 나서서 부모의 손길을 차단하도록 부추긴 셈이다. 일각에서는 보육정책의 균형을 맞추고 만 3세 미만 영아의 가정양육을 돕기 위해, 보육시설 미이용 부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 확대나 아동수당제 도입 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포퓰리즘 정책, 복지확대로 국가 재정건전성은 악화되고, 지자체는 재정고갈로 무상보육 사업중단까지 외치는 상황이다. 보육지원에 대해 정부가 형평성을 맞추고자 한다면, 보육바우처 제도를 잘 활용해 볼만 하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든지 가정에서 양육하든지 간에 부모는 동일한 지원혜택이 든 보육바우처를 사용한다. 보육시설에 맡기는 부모는 바우처를 보육료로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부모는 시간제보육센터, 키즈카페, 놀이체험전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보육바우처제는 부모가 양육의 형태를 상황에 맞게 결정할 수 있게 하고, 보육시장에 경쟁을 불러와 보육서비스 질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상보육 실시 만 3개월, 단기간에 정책의 성패여부를 가릴 수는 없다. 하지만 현 정책은 부모의 손길이 절실한 영아까지 아이를 가정양육보다 보육시설에 맡길 것을 권장하게 만들고 있다. 만 0~2세는 양육자와의 유대감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들 영아들은 가정에서 양육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부모가 가정양육과 보육시설 이용 중 각자 상황에 맞지 않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현행 보육지원 체계를 전면 수정하여, 부모가 맞춤형 양육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육바우처제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