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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국민의 불신 부른 원전 정전사태와 사실 감추기
2012-03-15
국민의 불신 부른 원전 정전사태와 사실 감추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가 충격에 빠졌던 것이 고작 1년 전이다. 그 이후 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지난 2월 9일 고리원전 1호기가 점검 중 12분이나 정전되는 사고가 있었다. 예비전력까지 들어오지 않은 아찔한 사고가 은폐되다가 한 달 만에 드러난 것이다. 원자력발전에는 두 가지 안전이 필요하다. 하나는 예방적 안전이며, 둘째는 신속한 사후 조치다. 그런데 이번 고리원전 사고에서는 두 가지 모두 이루어지지 않았다. 예비전력마저 끊겨 첫 번째 안전망이 무용지물이 됐다. 여기에 정전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가 있었어야 함에도 백색경보 등의 후속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점입가경으로 사고가 수습된 이후엔 한 달이나 사실을 은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도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 했다. 이는 원전 관계자들의 안전 불감증과 진실을 덮고 보려는 태도가 더 큰 문제임을 지적받아 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전력수급의 32%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은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신재생 대체 에너지가 실용화되지 못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원이다. 그런 원자력의 효율성은 안전이 최우선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마땅한 대체 에너지도 없는 상태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신이 곧 원자력 포기에 힘을 실어줄 명분만 만들어주게 된다. 대안 없는 주장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원자력에 관련된 이들의 안전의식은 일반 국민의 수준보다도 훨씬 높아야 한다. 그래야만 원자력발전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원자력에 관계된 이들이 가져야할 중요한 책무다. 코앞에 닥친 책임만 회피하려는 은폐와 거짓은 바로 등 뒤에서 재앙이란 이름으로 자란다. 지경부에선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약속했다. 감사원은 국가기반시설들의 위험관리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지금이라도 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이것이 고리원전 사고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당장 눈앞에 닥쳤으니 국민을 달래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 아니길 바란다. 국민의 신뢰는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데서 싹튼다. 그러기 위해선 한국수력원자력의 비밀주의적 태도도 고쳐져야 한다. 민간의 감시가 필요하다면 그 또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가장 큰 안전의 토대는 국민의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원전 관계자들과 당국은 이번 사고에서 깨달아야 한다.
2012. 3. 15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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