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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3일자로 출범한 검찰수뇌부가 대기업총수들의 편법증여, 상속의혹 등 대기업 비리 수사를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해 수사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영제 신임 서울지검장이 “검찰수사가 국가의 균형적 발전적 측면을 도외시 할 수 없고, 비록 죄가 있더라도 국가를 망하게 하는 기소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재계가 한동안 안심하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사유보 발표는 대내외적으로 작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매우 고무적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전쟁의 전운과 유가상승, 세계경제의 침체, 북핵사태, 대내적으로는 경제지표, 주가, 환율, 금리 등 금융지표의 악화, 외국 투자 자본 유출 및 실물경제의 불안정 등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다. 또한, SK그룹 수사결과 발표 이후 SK글로벌이 은행공동관리에 들어가고 SK의 ‘그룹해체’가능성까지 제기되어 펀드 환매사태가 확산되는 등 금융시장에 불안감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건전한 기업 경영을 바탕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고자 시행한 검찰의 SK수사가 불안정한 작금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그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입힌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따라서 검찰의 대기업 조사가 경제에 미칠 타격을 고려해 볼 때, 재계가 안심하고 경제활동에 전념케 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한 검찰의 이번 발표는 환영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의 불법 비리 행태를 무조건으로 감싸주거나 용납해주자는 얘기는 아니다. 이젠 투명한 기업경영과 건전한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합한 대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로 전환되었다. 기존의 타성에 젖어서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각 기업들 내에서 자체적으로 반성하고 자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투명성과 윤리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경영만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되는 밑거름이며, 정부나 검찰의 관여가 최소화되고 시장의 원리에 따른 자유시장경제로 나아가게 되는 원동력이다.
검찰의 대기업 수사 유보 발표는 우리가 처한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현실적 상황 판단에 따른 것으로 재계의 안정과 기업활동 활성화를 통한 민생의 안정과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매우 적절한 조치이다. 또한, 이번 서 신임 지검장의 발표는 앞서 SK조사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던 노대통령과 기본 취지를 같이 하고 있어 정책의 일관성에 따른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고 있다. 불법적 행위로 고발된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투명경영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자체적인 개혁의 노력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자유시장경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