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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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 정부의 첫 국무회의에서 대구 지하철 참사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이 있었다. 이 토론에서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등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서 이외에 다른 부서 장관들도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였고, 토론 후 노무현대통령의 재난기구 창설과 법 제정에 대한 지시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 루사에 의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 손실을 입었을 때도 종합재난관리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분분했지만 결국 구호만으로 끝났던 것과 같은 무성의한 정부 시책의 반복이 심히 우려된다. 사실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 이후, 정부는 그 동안 지하철역 및 버스터미널 등을 비롯한 대중교통시설, 극장 그리고 백화점 등지에 제독제를 비치하고, 또한 화생방 조직체계를 구축한다고 요란법석을 떨었지만, ‘말만 무성할 뿐 실제 행동은 하지 않는’ 정부의 재난관리체계의 문제점이 금번의 전동차 참사로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교훈삼아 국민들의 안전을 보위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필요성만 제기되어왔던 종합관리기구 신설을 적극 추진해야한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먼저 미국의 연방재난관리국(FEMA)과 같은 종합재난관리기구를 상시화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가능하나, 기존 국무총리실 산하 안전개선기획단을 지금의 20여명 수준의 한시적인 조직이 아닌 미 연방재난관리국과 같은 500여명 규모의 종합 재난관리기구로 재편성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필요 인력은 여러 기구에 흩어져 있는 민방위, 소방, 방재 등의 조직을 흡수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현재 차관급인 국무조정실 사회문화조정관이 맡고 있는 안전개선기획단 단장의 권한으로는 재난 방재 및 재난 대처 시 다른 부서 장관으로부터의 협조를 요청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새로이 신설하는 종합재난관리 기구의 장은 대통령 직속기구로 해서 장관급인 국가안보보좌관이 맡거나, 국무총리 산하에 둘 경우 국무조정실장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여전히 자연재해에 취약하며, 또한 과도한 개발로 인한 재해가 빈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60, 70년대 성장제일주의시대 수준의 안전의식에 머물러 있어,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는 어쩌면 예고된 비극이었는지 도 모른다. 노무현정부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전반에 걸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