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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22일로 검찰은 SK㈜의 최태원 회장과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이면계약 및 부당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협의로 구속수감하였다. 대기업 오너가 비상장계열사 주식을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한데 대해 배임혐의로 사법처리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경련 회장인 손길승 SK그룹 회장 겸 SK글로벌 회장을 소환조사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긴장과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SK에 대한 조사는 재벌 개혁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신정부의 재벌개혁의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향후 재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관행처럼 이루어졌던 대기업 오너의 지배권 확보 수법 및 계열사 간의 부당 내부거래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음을 시사하며,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증진시키고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검찰이 현대의 대규모 부당대출과 대북비밀송금 의혹을 정치적 이슈와 연관되어 있다는 이유로 면죄부와 같은 수사 유보 선언을 하였던 것과 달리, 이번 검찰의 신속하고도 갑작스러운 SK조사 및 사법처리는 검찰권의 행사에 있어서 우선성과 형평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5억달러를 대북비밀송금한 현대의 주력 계열사로 약 3억달러의 대북비밀송금에 직간접적으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건설은 2000년 회계연도 중 2조 4,395억원을 정상적 영업활동 이외의 우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특별손실’로 결산처리 했으며, 1999년도에는 999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해 볼 때, 대북비밀송금 및 분식회계의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채권단에 의한 의혹제기에 대해 회계법인과 금융감독당국도 눈감아 주었으며, 현재 검찰 당국도 이에 대한 조사를 할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
검찰은 이번 조사가 ‘국면 전환용’이나 신정부 출범에 발 맞춘 ‘재벌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향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현대의 부당대출, 대북비밀송금의혹 및 분식회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국민적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정치적 독립성과 형평성을 가진 검찰의 공정한 수사가 행해질 때만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이 아닌 국민의 검찰로서 그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