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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6일, 문화관광부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124개의 국악경연대회 중 약 90%에 해당하는 104개의 국악경연대회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각 단체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지시해 국악계의 반발이 일고 있다.
국악경연대회는 국악의 대중화 및 전통, 민족문화 보존과 육성을 취지로 운영되어 온 것으로 각 지역 고유 문화축제의 중심역할과 우수한 국악인 양성과 국악계의 고용창출에 큰 몫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화관광부가 이런 국악경영대회를 관련단체들과 충분한 의견수렴절차 없이 갑자기 대폭적으로 축소한 이런 일방적 처사는 헌법이 지향하고자 하는 문화국가 원리에도 반하는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정책결정과정에서 관련 단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정책결정 이후에도 관련자들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과 해명이 없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 “국악말살정책 범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국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국악경연대회가 해를 거듭하면서 상의 남발과 수상의 불공정성이 지적되는 등 어느 정도 문제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국악계 내부에서도 충분히 논의가 되어오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조속히 시정해야 될 부분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었다. 즉, 주무관청인 문화관광부와 지속적인 대화와 실질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각 지방자치 단체의 예산감사를 통하여 많은 문제점을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극단적인 축소조치를 시행한 것은 한마디로 문화관광부의 행정편의주의적 업무처리의 전형적인 예로 볼 수 밖에 없다.
각 국가의 문화적 특수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자국의 문화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문화의 세기인 21세기에 우리 정부는 전통 문화의 발전과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사실상 순수 문화예술은 정부의 지원과 보호 없이 보존과 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특성이 있고 서양음악에 밀려 그 설자리마저 잃고 있는 실정에 있기 때문에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에 대한 보존육성정책은 좀 더 신중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또한 문화관광부는 국악경연대회를 축소하는 이번 방안을 다시 한번 검토해 국악계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축소된 국악행사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구체적인 국악발전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이후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국악발전 정책을 이끌 것인지 명백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