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작년 12월 31일 정부는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인사 122명을 특별사면·복권했다. 이로써 현정부에서 행해진 7번의 사면조치로 지금까지 모두 1040여만명이 사면되었다. 특히 이번 사면조치는 이용호 게이트에 관련되어 판결이 확정된 지 겨우 10 일된 김영재씨와 최규선 게이트로 판결이 확정된 지 4개월된 최일홍씨가 포함되어 현정부는 사면의 양과 질에서 사법권 유린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사면이란 사법부의 판결로 확정된 정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정으로 변화할 소지가 있을 때 이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매우 예외적인 제도이다. 그런데 현정부의 이러한 무분별한 사면은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시키고 법적 안정성도 해치게 되었다.
헌법이론상 대통령의 사면권을 포함한 은사권(恩赦權)은 그 성질상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무원칙하고 무제한적인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은 우리 헌법의 근본원리인 민주주의 원리와 법치주의 원리에 명백히 반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헌법도 제79조 제1항에서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복권을 명할 수 있다” 고 규정하여 국회에서 제·개정한 법률에 의한 통제를 사실상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회의(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하기 전에는 특별사면이나 감형, 복권을 할 수 없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할 것을 요구한다. 만일 당장 개정이 어렵다면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가 없도록 정부가 미리 대상자로부터 사면신청서를 접수하여 심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정부로부터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사면위원회를 설치하여 그 심사과정과 결정을 철저히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