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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남북정상회담이 남긴 것
2007-10-04
남북정상회담이 남긴 것
남북정상회담이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하고 서명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8개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선언은 전반적으로 2000년의 6.15공동선언 내용을 확대하고 구체화시켰을 뿐 이후의 현실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물론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 남북관계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은 평가를 받을 만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서 크게 네 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경제협력사업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등이 이번 선언의 예외적인 사항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80%이상이 군용 선박이므로 서해안이 평화지역이 아닌 오히려 분쟁수역화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경제특구건설과 관련하여 또다시 대규모의 경제적 지원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될 우려가 있다. 둘째, 남북관계에서는 남북기본합의서의 내용만을 확인했을 뿐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와 ‘남과 북은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문구는 더 이상 북한주민의 인권문제는 북한 내부문제로 일언 반구할 수 없고, 우리 쪽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문제가 계속 점화되어 갈 수 있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 셋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핵폐기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최소한의 포기의사를 재확인하는 문구조차 없다는 점이다. 평화상태를 조성하고 제도화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정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되어야 한다. 넷째, 인도주의 협력사업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논의를 그대로 담고만 있을 뿐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문제와 같은 절실한 문제는 여전히 합의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남북의 정상이 만난 회담이 남북관계를 업그레이드시키고 국민의 동의와 국제사회의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하지 못하고 선언의 내실화 없는 원론적인 선언으로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2007. 10. 4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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