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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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 부처 장관들이 대선 후보들의 정부개편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선 후보들은 차기 정권을 책임질 인사로 집권후의 청사진을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고 제시해야 한다. 국민들은 이들이 제시하는 공약을 토대로 국정을 책임질인사를 선택한다. 이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틀이다. 현 정부 각료들이 공약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처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은 부처이기주의를 넘어선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훼손하는 발상이다. 이러한 주장을 한 당사자들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1. 지난 11월 19일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는 현 정부의 각료들이 차기 국정운영을 책임질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비판하는 유례 없는 자리였다. 특정 대선 후보의 교육부 폐지 공약을 두고 해당 장관이 이의를 제기하고, 교육부 공무원들로 구성된 직장협의회도 성토에 나섰다. 행정자치부 장관과 국정홍보처장까지 나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고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이를 묵인했다. 이런 식으로 관료들이 나서 대선 후보들을 압박한다면 어떤 정부도 정부구조 개편이나 정책혁신은 추진할 수 없다.
2. 대선 후보들은 자신들의 비전과 통치철학에 입각해 집권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내놓고 이를 심판 받는다. 국민들은 대선 후보의 청사진에 입각해 후보를 검증하고 선거를 통해 다음 정권을 맡길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것은 어떤 세력에 의해서도 침해받을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룰이다. 대통령을 포함한 현직 관료가 이러한 과정을 부정하거나 압박을 가하는 것은 부처 이기주의를 넘어 자유민주주의 기존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3.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세력이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조직을 재편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일본은 2001년 초 정부조직을 전면 개편해 성청(省廳)을 1부 12개 성청으로 줄였고 호주도 중앙부처 28개를 16개로 줄인 바 있다. 현 정부도 집권 초기에 정부조직을 재편했다. 정부개편 문제는 이와 같이 집권세력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영역이다.
4. 각료나 고위 공직자들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정보나 국정의 노하우를 전달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도이다. 각료나 고위 공무원들이 국가 이익보다는 부처이기주의에 매몰돼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다면 국민저항에 직면할 뿐이다.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이번 사간에 물의를 일으킨 장관과 고위공직자는 공직에서 즉각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현 정권은 일부 관료들이 제기하는 부처 이기주의 발상에 굴복하지 말고 정치중립과 함께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