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논평]기업들의 담합으로 결코 달콤하지 않았던 설탕가격
2007-07-23
기업들의 담합으로 결코 달콤하지 않았던 설탕가격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91년부터 2005년 9월까지 CJ와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3개 설탕업체들이 제품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하고 총 511억3천300만원의 과징금 부과와 검찰고발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부과한 3294억 원의 과징금은 지난해(1105억 원)의 세 배에 가까운 액수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담합으로 소비자들이 최대 5200억 원의 손실(OECD기준)을 입은 것을 고려하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액수이다. 정유사를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밀가루, 세탁세제에 이르기까지 각종 생필품에 대한 기업들의 담합행위는 경쟁회피를 통해 소비자의 이익에 반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는 그 규모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막심하다. 따라서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도 담합에 대해서는 가혹하리만큼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담합 = 파산이라는 인식을 기업이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제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담합행위는 그 특성상 기업의 자진신고가 없다면 적발이 매우 힘든 범죄이다. 따라서 자진신고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혜택은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담합과 자진신고를 반복하는 행태는 곤란하다. 이번 담합사건의 경우도 CJ는 지난 2년간 3번이나 담합에서 적발된 유일한 기업이면서도 과징금 감면과 검찰고발을 피해간 유일한 기업이라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기업들의 담합행위를 적발하는데 있어서도 공정위는 앞으로 전문성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이다. 과징금 부과 뒤 이어진 소송에서 공정위의 패소율(일부 승소 제외)은 2004년 12.8%에서 지난해엔 22.9%로 높아졌다. 전부 승소율도 지난해 83건 가운데 50건으로 60.2%에 그쳤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런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공정위의 전문성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적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적발이 쉽지 않았던 기업들의 담합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적극적인 의지로 조사에 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기업들은 공정위의 조사를 회피하려 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업 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7. 7. 23 바른사회시민회의

X